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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리버데일의 9할을 담당한 매력적인 캐릭터들

     리버데일을 끌고 가는 것은 아마 매력적인 극중 캐릭터와 배우들이 아닐까 싶다. 리버데일에 나오는 배우들 모두 어디서 이런 보석같은 배우들을 끌어냈는지 정도로 너무 매력적이다. 보통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연예인들을 팔로우하지 않는 편인데도 베로니카(카밀라 멘데스)는 나의 동경을 사기에 충분했다. 포스터 왼쪽에서부터 베로니카, 저그헤드, 조시, 셰릴, 케빈, 베티, 아치 순이다. 시즌 1에는 베티가 가장 주인공이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모든 캐릭터를 심도있게 다룬다는 점에서는 칭찬할 만 하다. 모두 각자 그 나이대에서 십대들이 가질 수 있는 정서와 입장을 공감할 수 있도록 그려내고 있으며 결국은 모든 10대가 고민하듯이 마을과 그 환경, 그리고 상황에 부딪히면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정체성을 찾는 여정이라고 볼 수 있겠다. 중심은 베티와 그 가족들 위주로 돌아가지만 아치와 그 가족, 베로니카와 그 가족, 그리고 셰릴과 그 가족들의 이야기도 함께 동등한 위치에서 풀어간다.

     처음에 베티와 베티의 가족 위주로 돌아가는 듯 싶지만 알고보니 원작은 "Archie Comics"고 사실 주인공은 아치라는 사실을 알았다. 아치는 사실 이 스토리의 주인공이어서 굉장히 비중이 높은 캐릭터이다. 아치는 여느 10대처럼 음악과 풋볼에 열정적인 십대 남자아이다. 베로니카와 베티의 친구로 리버데일의 미스테리와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어린이에서 성숙하고 책임감있는 영 어덜트 (Young adult)로 성장하게 된다. 처음에 미성숙한 모습을 보이다가 그래도 나중에는 입체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하게 바라보게 되는 그런 프로타고니스트의 캐릭터이다.


     베티는 아치가 어린시절 좋아했던 금발머리 소녀이다. 불건강한 가족환경을 가졌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똑부러지고 스마트하면서도 착한 역할을 맡고 있는 베티는 십대 소녀의 갈팡질팡한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처음에는 베티가 굉장한 주인공인 것 같지만 점점 갈수록 서브주인공으로 자리를 내주는 느낌이어서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베티의 가족사는 계속 중요하게 다루어져 베티 또한 스크린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높다.


     다음으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베로니카. 베로니카 로지는 아버지가 white collar crime 이후에 리버데일로 이사한 부유한 십대 여자아이다. 자신의 가족이 떳떳하지 못하게 번 돈이라서 그런지 가족을 떠나 자신만의 정체성을 가지려는 노력을 하는 캐릭터이다.

     

    2. 리버데일이 강(River)가 아닌 산으로 간다

     앞서 말했듯이 '리버데일'은 Archie Comics라는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스토리는 시즌 2까지는 뭐 어떻게든 흥미롭게 봐줄 만 했지만, 시즌3 부터는 이건 무슨 전개일까 싶을 정도로 계획없는 스토리텔링이 많은 시청자들을 실망하게 하지 않았나 싶다. 시즌1에서 이야기의 시작은 리버데일이라는 마을에서 셰릴의 오빠 줄리엔이 물에 빠져 죽은 채로 발견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줄리엔은 베티의 언니와 사랑에 빠져 둘이 도망쳤던 것이다. 베티 쿠퍼와 셰릴 블로섬 가족은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이 일을 계기로 더 사이가 좋아지지 않는다. 처음엔 어떤 로미오와 줄리엣 스토리인가 싶으면서 미스테리를 푸는 것에 굉장히 흥미가 있었다. 그리고 다른 매력적인 극중 인물들과 배우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런데 점점 곁가지가 많다고 해야할지... 곁가지도 개연성 없는 곁가지, 즉 무리수를 둔 곁가지가 너무 많이 보여 보는 이들을 어지럽게 했다.

     물론 이런 전개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보통 드라마라고 함은, 어떤 사건을 위주로 기승전결이 있기 마련인데 이 드라마는 옆으로 새면서도 그걸 흥미있게 가져가지는 않는다. 오히려 너무 흥미있게 가져가려는 것이 티가 나는게 시즌3에서는 실제 괴물이 나와서 학생들을 죽이는 어떤 '게임'을 도입하는가 하면 컬트, 즉 사이비종교를 도입해서 베티와 가족들을 그쪽에 가입시키고, 심지어는 베티도 거기에 잠입하도록 한다. 드라마라서 분명 상상의 날개와 창의력은 제한이 없지만 팬들이 이탈하는 이유는 개연성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인것 같다.


     게다가 스토리의 일관성이 너무 뒤로 갈수록 휙휙 바뀐다. 뒤로 갈수록 드라마가 재미있어서 보는 것이 아니라 '전에 던졌던 떡밥회수는 과연 어떻게 할것인가' 싶어서 보는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만큼 막 던지는 것들이 있는것 같아 답답했다. 리버데일 시즌1과 2를 정말 재미있게 본 시청자로서 시즌4부터는 리버데일을 보는 건 굉장히 힘들었다. 얼마든지 시즌3에서 무리수를 두지 않았더라면 좋은 엔딩을 맞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내가 원작인 Archie Comics를 보지는 못했지만 작가들이 캐릭터의 매력성만 어필하다가 끝난 것 같다.

     

    3. 드라마와 원작 만화가 다른 점

     먼저 전체적인 톤이 다르다. 아치코믹스의 경우 코믹한 톤이 짙고 좀더 가볍고 경쾌한 느낌의 그림체가 깔려있다. 그러나 리버데일에서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톤이 짙게 깔려있으며, 미스테리가 가장 첫 부분에 나오면서 으슥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마 그래야 사람들이 좀더 집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연출자들의 의도였던 것 같다. 물론 나도 살인사건과 미스테리물을 좋아해서 이런 톤과 드라마의 전체적으로 어두운 톤에 끌리긴 한다.

     아치코믹스의 경우 제목처럼 아치만을 위주로 돌아간다. 그러나 리버데일은 앞서 말했듯이 여러 캐릭터들을 재조명하며 그들 한명한명에게 자세한 내러티브를 선사한다. 또 아치코믹스의 경우 사랑, 우정, 성장, 로맨스 등 하이틴드라마같은 느낌의 것들에 초점을 맞춘다면 리버데일의 경우 거기에 좀더 살을 붙여 사건, 미스테리, 그리고 사뭇 진지하고 어두운 주제도 같이 다룬다. 

     마지막으로 아치코믹스의 경우 다양성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아무래도 발간된지 꽤 된 만화이다보니 캐릭터들에게서 다양성을 반영하지 않았던 것 같으나 리버데일에서는 그 점을 보완하여 여러 인종과 문화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을 포함시켜 조금 더 밀레니얼과 Z세대를 타겟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