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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메이의 새빨간 비밀’에 드러난 모녀관계

    메이의 새빨간 비밀에는 아주 유리하게 짚어낸 동양의 모녀관계가 스며있다. 바로 메이와 엄마의 관계가 메이의 엄마와 할머니하고의 관계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아시아에서는 튀지 않고 가족이 하던 것을 그대로 받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게 되어있다. 물론 서양도 마찬가지지만, 동양에서 모녀관계는 조금 더 특별하다.

     얼마 전 재미있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유교사상이 발달된 사회에서, 엄마는 딸에게 자신도 모르게 왔다갔다하며 이중적인 여성이 되도록 교육할때가 많다. 어쩔때는 현모양처처럼 지혜롭고 조용하며 순종적인 여성이 되기를 바라고, 어쩔때는 강하며 독립적이고 혼자서도 뭐든 잘 해내는 여성이 되기를 바란다. 실제로 한국 사회에는, 그리고 내 주변에는 엄마의 어떤 장단에 춤을 맞춰야하는지 모르겠는 딸들이 꽤 있다. 나도 포함이었는데, 그 이유를 살펴보면 엄마들도 자신의 엄마들에게 현모양처가 되어야 한다는 교육을 받아왔는데 세상이 바뀌면서 그런 여성상으로는 현대를 살기에는 벅차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의식적인 부분에서는 사람들의 문화 그리고 사회의 분위기가 매우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이런 것들이 여성들에게는 매우 힘들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이 영화에서도 그런 이유로 메이의 엄마와 메이가 갈등을 빚는다. 딸이 자신의 장점을 살려 행복하기 바라지만, 자신이 가르침을 받은 것이 그거라서, 전통적으로 자신의 딸도 그 가르침을 따르길 바라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불안하고 이 험한 세상에서 딸이 갈팡질팡하고 어쩌면 자신도 갈팡질팡 할까봐. 마지막 장면에서 메이는 엄마의 무의식의 세계인 거울세계에서 엄마의 어렸을 적 자신과 함께 만나게되고, 엄마에게도 있었던 질풍노도의 혼란의 시기를 이해하게 된다. 엄마라고 자신도 힘들었던 것을 왜 그렇게 자신의 레서판다를 모른체하고 가두고 또 그것을 가두라고 딸에게 강요하고 싶었을까. 엄마도 엄마의 인정을 바랐을 것이기 때문이다. 거울세계 혹은 무의식의 세계에서 메이가 10대 시절의 엄마를 이해하고 같이 위로하며 영화는 따뜻함을 전한다.

    2. 여러가지로 해석 가능한 레서판다

     이 영화에서 레서판다는 보는이 마다 해석이 다를 수 있겠다. 혹자는 그저 10대가 거쳐가는 사춘기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더 깊게 들어가보면 그것은 세대를 거쳐 내려왔던, 엄청 오래된 전통이라 상황 불문하고 따라야하는 어떤 의식, 가르침 등이라고 볼 수 있다. 혹은 유전적으로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가족에게서 받거나 무의식 중 학습된 어떤 성격적인 것일 수 있다. 이 영화에서 메이는 화가 나면 레서판다로 변하게 되는데, 어떤 가족에게는 다혈질적인 면, 혹은 분노조절일 수도 있고 남들에게는 보여주기 조금 불편한 가족의 어떤 것일 수도 있다. 사람마다 다가오는 레서판다 변신은 우리로 하여금 가족에게서 의도치 않게 답습된 상처, 유전, 교육 등 여러가지를 의미한다. 그리고 가족은 그것을 환영하지 않고 누르고 억압하여야 할 것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현대사회, 각자의 개성이 중시되는 사회에서 각자의 레서팬더는 얼마든지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긍정과 부정이 달라질 수 있겠다.

     극중에서 아빠가 메이의 의식날에 하는 말 중, "사람들은 여러가지 면을 가지고 있단다. 그리고 어떤 면은... 더러울 수 있다" 라고 얘기하는 장면이 있다. 메이가 레서판다가 되지 않도록 "원한다면 지울 수 있지만 그것도 결국 너의 한 면이다"라고 아빠는 조언한다.


    3. 레서판다에 대한 간단한 상식!

     판다는 네팔어로 “nigyala ponya" 혹은 “대나무를 먹는 것”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얼굴은 전체적으로 흰색이며 꼬리에는 줄무늬가 여러개의 고리처럼 보인다는 특징이 있으며, 날카로운 발톱을 가졌는데 부분적으로 발톱을 감추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털 색이 매우 화려해서 포식자에게 잘 눈에 띌것 같기도 하다. 보통 열대지방과 온대지방에서 사는데, 온대로 갈수록 착상이 잘 안되어 임신기간이 길어진다고 한다. 레서판다는 자이언트 판다처럼 가짜 엄지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영역동물이라서 자기 영역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자신의 영역에 다른 개체가 들어오는 것을 경계한다. 오줌과 항문선을 통한 분비물을 뿌려 자신의 영역인 것을 표기하며, 발바닥에도 있어서 자신의 영역임을 알수 있도록 한다. 아마 일반인들에게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이 레서판다가 흥분했을때, 화났을때일텐데 두팔을 쫙 벌리고 두발로 서서 자신이 가장 위협적인 존재인것 마냥 보이도록 몸을 크게 보이려고 애쓴다. 아주 하찮고 귀여워 보이지만 이렇게 해서 다른 판다를 자신의 영역에서 내쫓는다고 하니 자기들끼리는 효과가 있긴 한가보다. 그들만의 리그라고나 할까.

     잡식성이어서 주로 도토리, 나뭇잎, 그리고 자신보다 조그마한 생물을 잡아먹는다. 보통 나무 위에서 서식하며 나무에서 나는 것들을 먹는 듯 하다. 그런데 멸종위기종이라고 하니, 보호가 시급하다고 할 수 있겠다. 판다 종류는 생긴것도 귀엽고해서 많은 야생동물보호단체가 심볼로 쓰고 있는 듯 하다. 천적은 설표, 담비라고 한다.